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은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말을 관상가에 던진다. 수양대군은 자신이 반란으로 왕 자리를 차지하기 이전에 과연 자신이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것이고, 이것을 유명한 관상가에게 물어 본 것이다. 그런데 만일 수양대군이 명리학을 알았다면, 명리가에게 '내가 왕이 될 팔자인가?'하고 물었을 것이다.
내가 왕이 될 팔자인가
자신의 사주를 놓고 사람들은 모두 성공을 꿈꾼다. 그리고 과연 화양연화(花樣年華)의 때가 언제 나에게 올지 상상을 한다. 사주풀이를 의뢰하면서 사람들은 내년에 내가 큰 돈을 벌지, 또는 여자나 남자가 들어올지, 직장에 합격을 하는지 또는 승진을 하는지 당장에 눈 앞에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하는 것만 알고 싶어 한다.
사주를 놓고 자신의 대박데이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 자신이 처한 쪽박 상황을 언제 벗어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 사는 사람과 언제 이혼이 가능할지, 또는 지금의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직의 가능성은 있는지, 언제 돈 문제가 해결될지 등 당장에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심초사로 앞 날을 점쳐 보고 싶은 마음 뿐으로 사주풀이에 매달린다. 그런데 사실 사주명리학은 점(占)이 아니다.
사주는 점(占)이 아니다
사주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성공을 바라는 이들과 현재의 힘든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이들로 크게 구분이 된다. 그런데 공통된 것은 자신이 바라는 것이 언제 이루어지는가이다. 당장에 자신이 바라는 바가 언제 성취가 되는가이다. 그러나 자신이 바라는 것을 사주팔자를 통해 바로 쪽집게처럼 말을 해주는 점쟁이나 또는 역술인들도 있겠지만 실상 그것은 허망한 것이다. 사주는 점을 치듯 길흉화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사주풀이는 그 사람의 운명의 흐름을 크게 봐 주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운이 작용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오늘 로또 100억에 당첨되고 내일 죽는다면 좋은 사주인가
사람들은 자신이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사주인지 궁금해 하는 이도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큰 재물은 행복한 삶의 척도가 되기도 하겠지만 어찌 보면 이것도 이미 정해진 사주의 그릇이다. 큰 돈이 생긴다고, 큰 권력을 얻는다고 좋은 사주도 아니다.
만일 오늘 로또에 100억이 당첨이 되었는데 내일 죽는다면 부자 사주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로또에 당첨되고 난 이후에 마누라에게 망치로 살해를 당한 실제 사례도 있다. 또 오늘 내가 왕위에 올랐어도 그 왕 자리를 열흘도 지키지 못하고 죽는다면 이 또한 왕이 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조선 시대에 선조의 10번째 서자로 태어난 흥안군 이재 (興安君 李睰)는 1623년 인조반정 이후 반정 세력에 의해 3일간 왕으로 추대되었다. 그러나 왕에 오른지 7일 만에 처형되는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 왕이 되었지만 결국 왕으로 인정도 못 받고 죽은 것이니 차라리 왕이 되지 않는 것이 나은 운명인 것이다. 수양대군은 계유정난을 일으켜서 왕이 되었지만, 흥안군 이재는 왕이 되자마자 바로 죽었다. 결국 알고 보면 이 모든 것도 타고난 사주팔자의 명(命)이다.
사주를 본 다는 것은 살짝 우주의 비밀의 창을 엿 보는 것
인생이 잘 풀리지 않으니 사주풀이를 해보고 인생에서 성취를 얻고자 한다면 큰 착각이다. 사주를 본다고 타고난 운명의 사주팔자는 변하지 않는다. 세상이 점점 어려워지고 살기가 힘들어지니 자신의 처해진 상황과 앞날에 대한 궁금함이 커져서 사람들은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좀 잘 본다'곳이 어디인지 찾아본다.
옛날에는 입소문과 구전으로 어디 어디가 잘 본다는 이야기가 돌면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지만, 이제는 너도나도 유튜브나 검색으로 어디가 사주팔자나 점을 잘 보는지 알아본다. 그런데 정보의 과잉이라 옥이나 똥이나 모두 섞여서 굴러다니니 뭐가 뭔지 실상 보통 사람들은 헷갈린다.
최근 인터넷과 유튜브 등으로 사주명리학에 대한 콘텐츠가 차고도 넘친다. 그래서 이것으로 돈벌이가 되니 대충 어디 명리학원 속성 코스를 다니고 그냥 몇 달만에 명리샵을 차리고 명리 유튜브로 편집을 해서 띄우는 이들도 발견된다. 어떤 사람은 용신과 격국표를 테이블에 붙여 놓고 사주를 보러 오는 이가 있으면 그 표에 적힌 특성만 알려주기도 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제일 황당한 것은 사주가 좋지 않으니, 아예 사주를 바꾸라는 말도 하는 이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만큼 사주명리가 돈벌이가 되니 개나 소나 간판을 걸고 한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돈이 된다고 하면 뭐 우후죽순처럼 사람들이 덤벼드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사실 사주를 풀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타고난 우주의 비밀을 해독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의 비밀의 창을 살짝 엿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주를 풀어 보고 실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어찌 보면 다가오는 운을 맞이하면서 그 운이 좋든 나쁘든 자신의 타고난 본명(本命)으로 인내하면서 담담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사주를 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살 일
혹자들은 대운이 온다고 대박이라고 하지만 누구나 대운은 오는 것이며 또 대운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자신의 본명(本命)에 대운(大運)의 에너지가 어떻게 작용되는가에 따라서 운명은 확 달라진다. 어떤 이들은 대운이 바뀌면서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는 헛소리를 하지만, 결코 근본적인 운명의 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타고난 명(命)도 좋지 않은데 운(運)까지 나쁘게 흐른다면 대충 '이생망'이고, 인생에서 크게 호전이 될 일은 결코 없다.
자신의 타고난 사주팔자가 어떻다는 것, 하나만 아는 것도 스스로 감사하게 여기고 살아야 한다.
사주갤러리 SajuGallery.com
해림당 (海林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