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木)가 필요한 사주 풍경

 큰 산과 대지가 있는 곳에 약한 생명력의 작은 식물 한 포기가 보이고 차가운 금속의 단면과 소멸된 수조의 미세한 물줄기 환경이 지배하고 있는 사주풍경입니다. 연약한 식물이 척박한 땅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자신과 같은 목(木)의 기운이 절실한 사주의 그림을 풀어봅니다.

나무(木)가 필요한 사주 풍경

임술년(壬戌) 기유월(己酉) 을사일(乙巳) 무인시(戊寅) 사주명식입니다. 일간 을목(乙木)이 본체로 寅木에 뿌리(甲木)를 두고 있으나 계절은 가을(酉月)로 금왕절이기에 기본적으로 매우 약한 나무(弱木)가 되었다. 월주 지지 유금(酉金)은 너무 강하며 년주 지지 술(戌)에 신금(辛金)이 있고 일주 지지 사(巳)에도 경금(庚金)이 있어 왕금(旺金)이 되어 전방위적으로 목(木)을 극하고 수(水)를 차갑게 하는 풍경이다.

화(火)가 巳中 丙火, 寅中 丙火에 있지만 酉월의 가을 기운에서는 火가 쇠약하다. 또한 금(酉)이 막강하므로 화는 거의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으로 불은 있으나 약한 잔불 정도이다.

토(土)는 己土(월간), 戌土(년지), 戊土(시간) 지장간에도 戊土 다량 있지만 가을 금절에서 토는 건조해지며 '燥土' 성향이 극대화 되었고 토가 너무 많아 水를 흡수하고 木을 압박하고 있어 과다한 토 과용(過旺)이다.

수(水)는 연간 壬水 하나가 달랑 있지만 건조한 토가 많아서 수(水)는 흡수·증발된 형국이다. 결국 여기서는 임수가 나무를 살려주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둥	천간	지지	오행	지장간
년주	壬	戌	水 土	辛, 丁, 戊
월주	己	酉	土 金	庚, 辛
일주	乙	巳	木 火	丙, 戊, 庚
시주	戊	寅	土 木	戊, 丙, 甲

이 사주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자면 토·금 편중에 목·수·화 모두 눌리는 구조로 일간 乙은 살기 어려운 건조한 가을에 약목으로 외롭게 버티고 있는 풍경이다. 일간 乙木은 '가을의 풀꽃' 같기도 하고 메마른 바위 틈에 간신히 비비고 생존하는 '담쟁이 덩쿨' 같은 모습이다. 

을목(乙木)은 유(酉)를 만나서 절지(絶地)에 있는데 계절적으로 불리하기만 하다. 여기에 주변의 압력도 金·土 과다이다. 金이 乙을 절단하려 하고 土가 건조해 생목 수(水)를 중화시켜 버리고 화(火)가 약해 목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풍경이다. 유일한 뿌리인 寅목이 있지만 일주에 약간의 기운만 보탤 뿐 전체를 지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 사주는 일간이 ‘극약’, 기운이 거의 없는 난초, 들풀, 덩쿨 같은 약목이 달랑달랑 간신히 살아가는 풍경이다.

나무가 있어야 산다

이 사주는 토(土) 기운으로 극심한 태왕財星太旺)이 되고 시간에 戊土(양토)가 들어오면서 기존의 월간/시간 己土(음토)와 합쳐져 재성(土)이 극도로 강해집니다. 그런데 재성(財星)이 태왕해지면 두 가지 문제가 극단화됩니다. 토극수(土剋水) 심화로 강한 토(土)가 연간의 유일한 壬水(인성/용신)를 완전히 매몰시키고 제압해버립니다. 이로 인해 수(水)는 제 기능을 잃어버리므로 水는 바보가 되어서 아무런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또한 막강한 토는 일간 소모를 심화하여 乙木이 엄청난 土(재물/재성)를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재다신약(財多身弱)이 극심해집니다.

이 사주의 그림이 아름답게 보이려면 극왕한 재성(土)을 제압하고 약해진 일간을 보강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토(土)를 극(剋)하는 목(木) 기운(비겁)이 들어와 일간을 보강하는 동시에 재성(土)을 제거하여야 사주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멋진 풍경이 나온다.

이 사주의 그림을 감상하는데 있어 관건은 과연 일간 乙木을 살릴 수 있는가? 그리고 전체 구조의 과다·편중을 해결하는가? 오행의 순환을 부드럽게 만드나?에 달려 있다. 대운에서 강한 목(木) 기운을 만나면 건조한 토를 뚫고 생명력을 불어 넣어 금(金)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게 되는데, 甲木, 寅木, 卯木을 본다면 그림이 멋진 풍경화로 바뀝니다. 

나무가 있어야 그 넓은 땅에 초록의 기운이 펼쳐지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게 됩니다.

사주갤러리 SajuGallery.com